1988년 9월 24일, 다이하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어언 25년이 되었다. 그 당시 할리우드에서는 록키의 실베스터 스탤론,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같이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액션스타가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물론, 동양의 무술을 능수능란하게 펼친 백인 액션스타 장끌로드 반담과 스티븐 시갈도 그 시대를 전후로 이름세를 떨쳤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 근육질의 몸매도 아니요 무술인도 아닌, 총 좀 쏘고 잘 안 죽는 형사 맥클레인이 위에 열거된 모든 액션스타보다 인기가 적었을까? 정답은 어느 책에 쓰여진 것 처럼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 대중들에게 형사 맥클레인은 지극히 평범한 현실적인 인물로서 휴가에 늘 사건이 발생하는 불만을 토로하고, 두통약과 함께 고달픈 일상을 견디어 나가는 우리와 똑같은 외침을 세상에 던지는 주인공이다. 그래서일까, 신세한탄 섞인 그의 자조적인 한 마디, 두 마디는 영화의 몰입도를 전혀 흐트러 뜨리지 않고, 우리의 입가에 묘한 통쾌한 웃음을 가져다 준다.

 

그럼에도 이 인물에 대한 미국인의 사랑은 정말 각별한 것만 같다. 매기큐란 미인의 출연 외에 4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들까지 등장시켜 5탄의 스토리를 이어간다니... 정말 반문의 여지가 없다.

 

2013년 2월 9일, 구정을 맞이하여 머리 벗겨진 브루스 윌리스에 대한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나 또한 가족과 함께 다이하드 5탄을 보았다. 잘 죽지 않아 은근히 죽기를 원해 보였던 그가 "오늘은 아무도 안 죽을거야" 말한 것을 보면 역시 아버지에게 아들이란 존재는 특별한가 보다.

 

미국인의 부정과 러시아의 효심이 독보인 액션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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