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경우와 비슷하게 현재, 직장인이시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창업을 위해 퇴직을 결심하신 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말리고 싶다. 물론, 30대 이전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면 도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청년창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아직 계속되고 있고, 스타트업이 잘 안되도 재빨리 재취업을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도전기한을 정해놓고 뛰어들어야 하며 재취업에 대한 자신감 또는 plan B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겠다.
1) 보통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는 이유는 성공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있기 때문인데 도대체 성공이란 무엇일까? 금전적인 부분만을 고려했을 때, 모바일 앱 서비스를 기획->개발->출시하여 거기서 발생하는 고정수입을 나의 기회비용가 비교하여 수입을 남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300만원 (1개월 월급) x 36개월은 9600만원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대리급 개인이 창업 대신 회사에 남았더라면 얻었을 수입이다. 월세, 밥값, 차량유지비, 품위유지비, 문화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40%정도 남을 것 같고, 학자금 대출금을 미상환했다면 순수입 비율은 훨씬 낮아진다. 그런데 외부의 금전적 서포트 없이 창업을 한다면 이 모든 비용을 정기 소득없이 감당해야하고, 적금따윈 이미 꿈도 꿀수 없게 된다. 행여 개발한 서비스가 자체적으로 고정 비용을 발생하는 서비스라면 '기대수익-기회비용' 이란 공식에 새로운 '-운영비용' 이 추가되는 꼴이다.
2) 그렇다면 다양한 비용을 상쇄시켜줄 외부의 지원자금이 있어야 서비스를 개발해도 유지가 가능하고 밥 값이라도 벌 수가 있는데 '지원자금'을 받았다면 모든 계산은 끝난 것일까? 현재 출시된, 앞으로 출시될 서비스들은 지원금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구분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개발중인 서비스
개발되어 지원금을 받은 서비스
개발되었으나 지원금을 못받은 서비스
지원금을 받았으나 1~2년간 유지될 정도의 지원금만 받은 서비스
4~5년간 유지가 가능할 정도로 지원금을 받았으나 아직 그만큼의 세월을 경험하지는 않은 서비스
상기와 같은 경우가 모바일 앱 서비스의 95%이상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매스컴을 통해 커다란 성공을 보여준 앱은 1% 미만이고, 그밖의 앱들은 어쩌면 99%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게다가 현재는 잘 나가도 아직 다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나이가 어린 앱들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잠시 과거를 살펴보면 Web서비스로 IloveSchool, Freechal, Cyworld 등이 빅히트를 친 서비스였다고 할 수 있으나 지금은 거의 종적을 감췄거나 과거의 영광스런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이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굵직한 서비스도 5년을 넘기지 못했던걸로 보이는데 스타트업의 인기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는 과연 몇년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즉, 하고싶은 말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좋은 선례로 롤모델이 되어줄 모바일 앱 서비스는 실상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금수저가 아니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현하여 성공한 문과 출신 스타트업 창업자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이 전 세계에 잡스 하나 뿐이라면 과한 생각일까?
3) 그럼 어떤 서비스가 그나마 세상에 나와 죽기전까지 수익을 창출시킬 가능성이 있을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모바일 서비스는 남이 실현할 수 없는 기술력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끌거나 ('사용'에서 '유료결제'까지 사용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또는 사용자 수가 일정한 임계치를 넘어 해당 서비스에서 정기적인 광고수익이 발생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날'까지 시장에서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마케팅비용, 고정비용 등을 감당할 '자본'이 지속적으로 서포트 되어야한다. 단지 좋은 아이디어만 구현되어 세상에 나온 서비스들은 뒷심 부족으로 하루에도 몇 백개씩 시장에 출시되는 가지각색의 어플로 인해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4) 그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서버구축없이 실행되는 서비스 중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을 남긴 어플은 없단 말인가? 물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출시되는 전체 어플 대비 그같이 수익성을 내는 어플이 과연 몇 %일까? 기회비용과 운영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그 수는 턱없이 낮아진다. 그러다 보니 최근 유행처럼 번져 시장에 등장한 다수의 스타트업들은 필연적으로 각종 공모전에 참여하고, 그중 승리한 스타트업은 일정한 투자금 내지는 창업지원금을 받고 사업을 시작하는 테크를 타게 된다. 40 km 마라톤에서 그나마 1 km 정도 앞서서 출발했다고 봐도 좋을까? 다시 말하지만 창업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면 1 km도 적은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수익을 못내는 어플은 과연 아이디어가 형편없어서 사용자를 못 끌어들여 적자에 허덕이는 걸까? 필자는 서울대에 있는 SK T아카데미를 최근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지난 2~3년간 교육생들이 만든 수많은 모바일 서비스를 보고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다 나름의 아이디어와 타겟층이 확실했고, 디자인적으로는 아마추어 티가 전혀 안나는 UI 에 부분부분 모두 참 깔끔했다. 기술적으로는 현재, 많은 유저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들의 기능적 특징들을 보유한 그런 서비스들이었다. 그런데도 몇년 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개발완료되어 시장에 그 존재감을 알린 그들이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안 보인다면 그건 바로 다음과 같은 사실 때문일 것이다. 수익을 못내 마켓에서 사라진 어플들은 절대 기술적으로, 디자인적으로, 서비스적으로 하자가 있어 세상에서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5) 마지막으로 문과생이 IT관련 서비스를 리드하기에는 기술적으로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면,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이 확산되고 또한 서비스를 실제적으로 개발하는 주체의 애로사항을 몰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총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을 야기한다. 따라서 가까운 친구 또는 형제가 풍부한 경험을 가진 IT관련 종사자가 아니라면 좀 더 철저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시길 추천한다.
6) 한편, 모든 기대수익과 기회비용, 기대비용을 고려하면 문과생 흙수저는 모바일 앱 서비스 창업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창업을 하여 얻을 것은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려는 결단 의지 (마음만 갖는 것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아이디어를 꼭 실현시키겠다는 굳은 의지
서비스의 기획, 개발, 출시, 투자유치, 운영, 폐업 이란 긴 과정을 적극적 주체로서 참여한 경험
업무를 위한 내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갈등, 폭발, 화해, 타협, 조화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 끈기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집착
그럼에도 포기하고 새 것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상황과 그에 순복하는 자기 포기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인간으로서의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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