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러 면허시험장을 다녀오며 생각났던 일들을 적어보려 한다. 우선 필자는 운전경력이 15년 가까이 된다. 현재 나이가 30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이른 나이에 면허를 따고, 면허증을 장롱에 모셔두지 않은채 실제로 약 15년간 운전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20살이 되자마자 마티즈를 운전하고, 누비라, 레간자, 스타렉스, 카니발, 5톤 차량까지 경차, 준중형, 중형, 대형차, 그리고 화물차까지 운전 해봤다. 그것도 모두 다 스틱으로.
사실 예전에는 악셀레이터를 신나게 밟으며 빠르게 사고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운전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슬아슬하게 옆차선에 끼어들고, 주차공간이 안나올 곳 같은 곳을 끼어들어가 주차하고, 똑같이 출발해서 먼저 도착하는 등, 남들이 안하고 못할 것 같은 것을 해내는 나의 운전실력이야말로 대단하다고 스스로를 여겼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하고.. 그것이 뭐가 중헌디? ㅋㅋ 그러나 이같은 것들은 언제나 사내들이 모인자리에서 우쭐할 만한 자랑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겐.
그런데 얼마 전, 흰색 랜드로버 SUV를 모시는 아는누나의 차를 탄 적이 있었는데 글쎄 이 누님이 20대초반의 나처럼 운전을 와일드하게 하셨던 것이다. 그러면서 조수석에 앉아 상체가 경직된 채로 오른속으로 창문 위 손잡이를 꽉 잡은 내 모습을 보며 누님이 "어때? 누나가 운전 좀 하지? 걱정 안해도 돼~" 라며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이었다. 괜히 탔다는 내 후회감을 표정에 안 드러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야속하게 그 모습은 못 보고, 혼자 자아도취된 모습처럼 내게 비쳐졌다.
그렇게 누나의 모습이 과거 언젠가의 내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예전에 친구가 해주었던 말이 생각났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악셀을 잘 밟는게 아니라 브레이크를 잘 밟는 것이라는. 당시에는 그 말을 흘려들었지만 현재, 조수석에 누구를 태워도 35초내에 코를 골며 잘 수 있게 하는 안정감 넘치는 운전실력을 뽑내는 필자는 그 친구의 운전에 대한 정의에 깊이 공감한다.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정말 무슨 뜻일까? 그것은 운전을 하는 주체의 직업과 목표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목적지에 누가 빨리 도착하냐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카레이서에게는 '경쟁자보다 빠르게 또는 가장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 이 운전을 잘하는 것이고, 택시 및 버스기사와 같이 운송업을 하시는 분들은 손님이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가고, 또 그 손님을 안전하게 도착지까지 모셔야한다. 뿐만아니라 길거리에서 보이는 제 삼자의 안전까지도 고려하며 운전해야 비로서 운전을 잘하는 직업인으로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태운 손님의 안전과 제 삼자의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할 것 같다. 왜냐하면 손님은 빠르게 가길 원하지만 사고가 나면 운전자를 탓할 가능성이 높고, 어떤 손님도 척추 4~ 5번 사이의 디스크가 조금 튀어나오더라도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를 원치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같은 운송업을 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태운 승객들의 안전과 제 삼자의 안전을 양자택일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은 회사가 종업원에게 요구하는 의무수행, 개인의 직업윤리의식 그리고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들이 종합적으로 섞여서 논의되어야 하는 복잡한 문제이기에 이 정도까지만 생각해보려한다.
그럼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일반 운전자들에게 "운전을 잘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뜻일까?" 어떤 뜻으로 통용되어야 가장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까? 운전을 잘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핵심 이동수단이며 잘 못 다뤄지면 본인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삶과 뗄래야 뗄수 없고, 인간의 안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기술인데 한국 사회에서 운전교육이란 그만큼의 교육적 가치를 확보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사를 돌리는 드라이버, 벽에 못을 박는 망치질, 피스를 박게 도와주는 전동드릴,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를 넣는 펌프질 만큼 직접적으로 땀을 흘리지 않는 기술이라 그 중요도가 낮게 인식되서일까? 아니면 잘못 사용했을 때, 어떠한 피해가 펼쳐질지 쉽사리 상상이 안되서일까? 운전을 배운다는 것이 한 인간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가 운전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재빨리 삼각대를 후방 100m 이상의 거리에 세워 뒷차가 그 사실을 인지해 차선을 변경해야 후발 충돌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그같은 대처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필자도 모르는게 많다. 현재, 삼각대를 세우는거 자체가 또 다른 위험을 야기시켜 관련법을 바꿔야한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어쨌든 안전한 방법으로 내가 사고가 났다는 사실이 뒤에 있는 운전자에게 전달되어야 충돌사고가 예방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 교통법규가 바뀌면 그에 대한 뉴스가 전해져야 하고, 안전운전에 효과적인 팁이 있다면 그것 또한 공유되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운전자들에게. 그런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티맵, 네비 프로그램 실행 시, 최초 화면에 그같은 팁들을 공유해주면 어떨까? 공익성 높은 정보들이 운전자의 시선까지 지속적으로 전달되어야 한 사회에서 안전운전에 대한 기틀이 마련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자동차는 사람에 의해서 운전되므로.
끝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분들은 운전교육을 배우는데 돈을 아끼지 말기를 권유하고 싶다. 한 번 배운 운전기술을 평생토록 사용하는데 돈 아끼지 말고 제대로 교육 받어 훌륭한 이동수단인 자동차를 안전하게 다루는 법을 익혀서 그 삶이 더욱 윤택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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