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친구들과 덕수궁을 다녀왔다. 경복궁 광화문을 등져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을 지나 시청까지 걸으면 어느새 우측에 보이는 덕수궁, 그곳 국립현대미술관의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회화전을 보기위해 먼걸음 온 것이다. 아니... 실은 관람 후, 꼭 갈것 만 같은 오향족발의 향기에 끌려 발을 띈 것이다.
관 안쪽으로 들어가 1층의 좌측 공간부터 들어갔다. 근현대회화전인 만큼 시간의 흐름에 맞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곳이 1관이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난 시간과 작품이 탄생된 시기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것도 무의미한 시작을 의미로운 시간으로 바꿔줄 수 있을 것 같다.
1945년 해방 (일제로부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남북의 공식적 국가분립)
1950~53년 6.25전쟁
전시회 곳곳에 설명된 시대배경과 작품설명을 따라가면 분명 전시회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더 지루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서 천천히, 천천히 발을 옮기던 중, 몇가지 좋은 작품을 발견했다.
김환기, 산월 (Mountain and Moon), 1958
언제나 마음에 닿는 작품 하나 만나 집 돌아가는 길에 그림 한 점 떠오르면 만족감이 넘친다.
나에게는 김환기씨의 산월, 김기창씨의 아악의 리듬이 그런 작품이었다. (만화책 커버로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 느낌을 1967년에 표현했었다 생각하니, 전통적인 풍과 다른 그림을 그린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기창, 아악의 리듬, 1967
궁금한 작품도 있었다.
장옥진의 가로수 중, 두,세번째 가로수 위에 보이는 정자, 집들은 왜 저기에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전시장 4관, 추상미술의 전개 편에서 보이던 '어머니의 마음'이란 작품은 함께간 친구들의 모든 상상력이 동원되도 이해하기 난해한 작품이었다.
순서대로 전시관을 한바퀴 돌고나니 어느 덧 해가 저물었다. 오향족발을 향해 네이버 지도를 펴고 길을 떠났다. 먹을 생각을 하며 계속 걸었지만 푸른 밤, 산월은 계속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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